글
[리에야쿠 / 전력] 연애 서큘레이션
브금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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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프가 네코마를 졸업 한 후 그와 연락이 닿는 일은 없었다. 떠도는 소문에는 그가 러시아로 갔다고도 했고, 몸이 안좋아 미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갔다고도 했다. 어떤 소문이든 리에프가 일본에 있다는 것만은 아니여서 네코마들은 그와 연락하는 것을 포기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것도 4년이나 지난 지금, 왜 하필 자신의 정문 앞에 리에프가 있는 건지 야쿠는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신의 장난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서프라이즈인지는 몰라도 야쿠는 진심으로 대학에 다니는 동안 오늘이 제일 당황스러웠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리에프, 저자식 더 컸나...'
고등학교 때보다 조금 더 큰 것 같은 키에 딱 맞는 정장이 가뜩이나 눈에 띄는 리에프를 한층 더 눈에 띄게 만들었다. 다만 고등학교 때처럼 야쿠가 리에프에게 친숙하게 다가갈수 없는 이유는 그의 표정 때문이었다.
늘 웃는 낯이었던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서늘한 표정으로 조용히 주변에 위압감을 풍기는 모습은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기에 야쿠는 리에프가 낯설었다. 그 위압감은 주변 학생들에게도 미쳤는지 리에프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마치 맹수 옆을 지나가는 것마냥 고개를 숙이고 빠르게 그의 곁을 지나갔다.
그러나 저 튀는 외모는 사람들을 자신의 곁으로 불러오게 만드는 효과를 불렀다. 제 옆에 선 여자 동기들이 모델인가, 말걸어볼까 하며 쑥덕거리는 것을 야쿠는 그저 멍하니 들었다.
그때였다, 반짝 하고 눈이 마주친 것은.
무감각한 리에프의 눈에 잠깐이지만 이채가 돌았고, 이윽고 야쿠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너무 빠르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걸어오는 그의 모습에 야쿠는 그저 가만히 멈춰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는지 러시아어로 무어라 중얼거리며 오는 모습에 정말 많이 변했구나. 라는 태평한 생각을 하던 야쿠는 커다란게 갑자기 자신에게 쓰윽 다가오자 깜짝 놀라 움찔하고 몸을 한번 떨었다.
고등학교 때의 그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천진난만함과 밝음은 어디에 갔다 버렸는지, 지금의 리에프는 그저 무감각한 가시 같은 느낌이었다. 초록색 눈동자가 자신이 찾는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듯 야쿠의 몸을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낯선 그의 모습에 야쿠가 경계를 하고 있자 리에프가 갑자기 인상을 확 찌푸렸다.
"뭐, 뭐야."
"여긴 어떻게 알고 온거야, 너."
"리에프..?"
야쿠의 물음에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가만히 인상을 찌푸린채 야쿠를 쳐다보던 리에프는 쓱 하고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내밀었다. 리에프의 얼굴만 보느라 그가 손에 무얼 쥐고 있는지도 몰랐던 야쿠는 얼떨결에 그것을 받았다.
품안을 가득 채우는 사탕바구니가 자신의 손안에 있었다. 아 예쁘다.
....
어라?
오늘이 무슨 날이더라? 그거 아닌가? 화이트데이?
남자가 주는 날아냐? 근데 왜 나한테? 어? 어???
야쿠의 머리속은 경악과 당황스러움으로 빠르게 회전하며 멘붕을 일으켰다. 사탕을 보던 눈을 돌려 리에프를 쳐다보자 무표정한 눈이 반짝하고 빛난다.
"야, 이게 뭐야."
"사탕이요."
"아니, 난 그걸 묻는게 아니라...아니다. 너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아냐?"
"화이트데이잖아요."
사탕주는 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리에프의 모습에 야쿠는 뒷목이 당겨오는 것 같았다. 얼굴에서 다양한 표정이 사라졌을 뿐 사람 할말 없게 만들고 일부터 치는게 고등학교 때 모습 그대로라 한숨이 절로 나왔다. 왜 너는 나를 만나서 날 이렇게 힘들게 해. 어느 드라마의 주제가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웽웽 울려퍼졌다.
자그마한 몸에서 어디서부터 나오는지 모를 정도의 거대한 한숨을 푹푹 쉬는 야쿠를 보던 리에프가 조용히 허리를 숙여 야쿠와 눈을 마추었다.
"싫어요?"
"내가 이거 주는거 싫어요 야쿠 선배?"
담담한 표정와는 달리 귀끝까지 붉게 물든 모습에 괜스레 야쿠까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아무말도 못한채 입술만 잘근잘근 씹자, 리에프가 예의 울먹울먹한 표정을 지었다. 눈썹 끝이 추욱 내려가고 눈망울이 촉촉한 모습이 꼭 네코마에서 자신에게 크게 혼나고 난 뒤의 표정과 같아서 야쿠는 마음이 흔들렸다.
여기서 또 이 후배의 어리광을 받아줬다간 무슨 일이 일어나도 크게 일어날것은 틀림 없었다. 그래도 혼자 내버려 둘수도 없고 어미 잃은 애마냥 꼬옥 잡아오는 손길을 뿌리칠수 가 없어서. 애꿎은 마음만 이리저리 갈대같이 흔들렸다.
"뭐야.. 호모야?"
"지금 무슨 상황이야?"
"저거 야쿠 아냐?"
미친. 일났다.
주변에서 수근거리는 소리에 야쿠는 일단 리에프를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데려갔다. 아니 데려 갈 수 밖에 없었다. 발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여기 오래있을 수록 자신과 이놈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날것은 분명했다. 잡은 손을 뿌리치지도 않고 얌전히 따라오는 모양새가 네코마에 있던 그때랑 너무 같아서 야쿠는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에 지금 상황에 대한 황당함에 한숨만 몇차례 내쉴 뿐이었다.
아무도 없는 빈 공터에 다다르고 나서야 야쿠는 리에프의 손을 놓았다. 자시이 잡았던 손을 빤히 쳐다보며 만지작 거리고 있는 리에프를 박력있게 벽으로 몰아붙인 야쿠는 따발총처럼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이게 뭐야? 왜 주는 건데? 여긴 또 어떻게 알고 찾아온거야? 대체 뭘 하길래 연락이 안돼?
사탕이요! 좋아해요, 야쿠선배! 조사했어요! 저 아빠 일 배우고 있어요!
"아버지 뭐하시는데?"
"마피아요!"
"...어?"
"마피아요!"
"..그럼 너도...?"
"야쿠상 저 마피아 됐어요!!!"
총도 쏴요, 저!
손으로 총모양을 만들어 허공에 대고 빵야빵야 외치는 리에프를 야쿠는 그저 황망하게 쳐다 볼 수 밖에 없었다. 세상이 미쳐돌아가나 보다. 아님 저놈이 미쳐서 돌아왔다던가.
큰키로 겅중겅중 뛰며 빵야~ 빵!빵!! 외치는 리에프를 보며 야쿠는 재차 뒷목이 당겨옴을 느꼈다. 아, 당땡겨.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신이 품에는 커다란 사탕 바구니가 들어있었다. 야쿠는 조용히 리에프 대신 사탕을 아득아득 씹었다. 입안에서 와드득 부서지는 사탕처럼 저놈도 부서지면 좋을텐데.
그런 야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에프는 환히 웃으며 어? 사탕 먹었다 !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인거에요! 따위의 말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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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보고 떠올라서 가볍게 쓰는 썰 ㅇㅅㅇ 사탕, 마피아 라니ㅠㅠㅠㅠㅠ하나씩 봐도 좋지만 두개를 섞어도 좋잖아여ㅠㅠㅠㅠ 망상은 어제 쓰는건 오늘ㅋㅋㅋㅋㅋㅋ
마피아 보스 후계자가 된 리에프와 평범한 대학생 야쿠가 졸업 후 만나면서 러브 코미디 한판 찍는 거 보고싶닼ㅋㅋㅋㅋㅋㅋㅋ 상상밖의 일을 태연하게 지르고 다니는 리에프랑 수습해주는 야쿠엄마. 할리우드 영화마냥 별의별 일에 휘말리고 리에프가 멋지게 나타나서 구해주는? 막 그런거 보고픔ㅋㅋㅋㅋㅋㅋ 야쿠도 의외로 상남자라 겁먹기 보다는 리에프에게 이러면 안되지! 하고 잔소리 늘여놓을 것 같다ㅋㅋㅋㅋ 배구하던 체력으로 적들 팀에서 도망도 잘치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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