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립] 키스

쿠로바스/소설 2014. 12. 23. 22:39






카사마츠가 나른하게 소파에 누워 길고 두터운 겨울용 담요를 덮고 책을 보고 있자 키세가 방금 마신 코코아향을 잔뜩 품은 채로 볼에 쪽, 하고 입술을 부벼온다. 소파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키세의 달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기분이 좋은지 눈을 감고 배시시 웃는다. 뺨에 코를 비비다가도 다시 다가오는 입술에 기분이 좋아져 카사마츠도 책을 덮고 키세의 머리를 이리저리 헝클어놓았다. 손바닥 전체로 둥그런 머리 형상을 따라 내려오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살살 엉킨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풀어주며 쓰다듬자 키세가 씨익 웃으며 뺨에서 입으로 쪽쪽 거리며 내려온다. 서로에게 맞닿은 입술에서 스믈스믈 달달한 코코아 향이 올라오는 것이 좋아서 입술을 마주친채로 웃자 흐으_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기분이 좋은지 카사마츠와 마주친 키세의 눈이 반달처럼 휘어져 있었다. 하늘 위 달님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 눈동자를 바라보며 쪽하고 소리를 내자 키득거리며 금방 똑같이 따라해온다. 한참을 소파에 마주 앉은채 어린애 장난마냥 눈에도 뺨에도 입술에도 쪽쪽거리는데 키세가 카사마츠를 천천히 소파에 눕히고는 머리에 폭신한 쿠션을 받쳐주었다.

 

무얼 하고싶은건지 예상이 되어 눈을 감았다. 시각이 차단되니 청각이나 촉각 등 다른 감각들이 예민하게 다가왔다. 살짝 닿은 가슴에서 쿵쿵 뛰는 심장소리, 서로의 숨결이 얼굴에 와닿아 퍼지는 뜨거운 감촉, 테이블 위에서 그리고 서로의 입에서 나는 달콤한 코코아 향 등이 온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어린애 장난처럼 가볍게 쪽쪽거리던 입맞춤에서 서로가 서로의 코끝을 가볍게 비비고 서로의 손을 잡자 입술이 맞물리듯이 포개어졌다.

 

언제 입을 맞추든지 두근거림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아서 약간 멍해져왔다. 언제 입술을 열까 하고 고민하고 있자, 키세가 마치 생각을 읽은 듯이 카사마츠의 입술을 세게 눌러 입을 약간 벌리게 만들었다. 놀리고 싶은 마음에 입을 꾹 다물자, 잠시 멈칫 하다가 천천히 윗 입술과 아랫입술 사이를 번갈아가며 부드럽게 물기도 하고 입술 주변을 가볍게 핥아 올리며 열어달라는 듯이 부드럽게 재촉해왔다

 

달콤한 코코아 냄새가 기분이 좋아 가만히 입술을 다물고 음미하자 입술을 꾹 누르기도 하고 살짝살짝 혀를 내밀어 핥기도 하면서 꾹 다문 입을 열어달라는 듯이 말없이 애원한다. 맞닿은 부분에서부터 서로의 체온이 뒤석인다. 두근두근 뛰고 있는 심장고동이 누구의 것인지도 이젠 알 수 없었다.

 

"응..."

 

입에서 단 소리가 절로 났다. 집요하게 열어달라는 듯 건드리는 혀를 무시하며 얼굴을 살짝 옆으로 틀자, 키세의 입술이 따라가면서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 넣었다. 조금씩 커져가는 장난기에 카사마츠가 입술을 꾹 다물고 열어주지 않자 매달리듯 갈구하듯 강아지처럼 끙끙대며 핥아오는 모습에 푸흐_ 하고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잠시 웃느라 벌려진 틈 사이로 혀가 밀려 들어왔다. 촉촉한 혀가 서로의 혀를 비비고 감아 올리며 타액이 섞이며 야한 소리를 자아냈다. 그것이 귀에 닿아오는게 자극이 되어 입을 크게 벌리고 다가오는 혀를 마중해 섞었다. 키스가 섹스의 축소판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던거 같다. 상대방의 몸 안에 섹스를 제외하고 가장 야하게 깊이 닿을 수 있는 방법. 이리저리 입 안을 헤집어 놓는 혀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쳐다니자 키세가 카사마츠의 혀를 밀어올리거나 묘하게 감아오며 입천장을 살살 긁었다. 잡았던 손을 풀고 목이나 허리에 감아 조금 더 서로를 꽉 껴안았다.

 

 

얼마나 혀를 섞었을까 벌리고 있던 입이 조금 아려와 카사마츠가 목을 감았던 손을 풀고 밀어내자 싫다는 듯이 키세가 으응 거리며 어리광을 피우는 듯한 소리를 낸다. 잠시 입을 때 호흡을 고르자 키득대며 그새를 못 참겠다는 듯이 입술 주변을 꾹꾹 눌러온다. 장난기가 도진듯 키세가 눈을 반짝이며 소파 밑에 떨어져있던 담요를 들어 머리위로 덮어씌우자 세상에 둘만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하는 짓이야. 하고 타박하니 우리 둘만 있는거 같잖아요! 하고 다시 달님같은 눈웃음을 짓는다. 조금 단 듯한 한숨을 하_ 하고 내뱉고 서로에게 취한듯이 입술만 닿은채로 음미하듯 우물거렸다. 보드라운 감촉에 기분이 좋아 카사마츠가 키세의 머리로 손을 올려 쓰다듬으며 자신의 쪽으로 꽉 누르자 혀가 입술을 가르며 들어와 치아를 흩다가 금새 가만히 놓여져있던 혀를 툭툭 치며 자극해온다. 아까전의 긴 키스로 인해 조금 지친 마음이 들어 응해주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두자 이리저리 고개를 움직여가며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해온다.

 

가만히 받아주다가 혀를 내밀어 키세의 입술을 핥자 잘했다는 듯 카사마츠의 뺨을 살살 간질여온다. 그렇게 또 한참을 키스하다가 숨이 막혀 그를 밀어내고 담요를 머리위에서 치웠다. 푹신한 쿠션에 기댄 머리를 들어 소파 팔걸이에 기대듯이 앉자 키세가 소파위에 엎드린채로 카사마츠의 배쪽에 얼굴을 파묻고 꼬옥 껴안아온다. 선배애_ 하고 칭얼대며 달라붙는 온기에 기분이 좋아진다. 덩치는 자신보다 크면서 하는 짓은 어린애와 꼭 같아서 그래그래 하고 등을 쓰다듬어주자 껴안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엎드린 등이 왠지 휑해보여 담요를 덮어주고 머그컵에 반정도 남은 코코아를 마시며 책을 들어 아까 읽던 부분을 찾아 다시 읽어내렸다. 나른하게 퍼지는 따뜻함과 만족감에 기분이 좋아 책을 내리고 슬쩍 웃자 키세가 언제 고개를 들었는지 카사마츠를 보며 눈을 휘어가며 부드럽게 웃는 얼굴이 보였다. 책을 잡지않은 카사마츠의 한 쪽 손을 키세가  제 입가로 가져가더니 손 끝마다 쵹 하고 키스해온다. 입술이 닿은 부분부터 간질거리는 느낌이 퍼져나왔다.

 

그만하라는 뜻을 담아 가볍게 키세의 이마를 튕기자 키득거리며 강아지라도 된듯이 손을 앙하고 물어온다. 아까 키스할때는 달콤하면서도 야한 분위기가 집안에 가득 찼다면 이번에는 달달하고 간질간질한 마치 소꿉장난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변한게 없다면 집안 가득 차오른 코코아의 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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