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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신지 썰
1. 에바 세상의 아이들은 나이가 17임.
사도도 거의 3개월이나 6개월에 한번씩 나타나는 덕에 애들이 고1까지 무사히 멘탈보존하면서 자랄수 있었음.
아스카도 어디 아프지 않고 활발하고 씩씩한 상태고 레이도 신지덕에 조금씩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하자.
신지도 14살 어렸던 그때와는 달리 당찬 아스카가 밀어주고 앞에서 미사토가 끌어주고 옆에서 켄스케들이 받쳐주고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는 덕에 멘탈이 많이 강화된 편. 사도들도 한번에 우르르르르 나오는 편이 아니니까 네르프나 초호기에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또 15살때 이곳으로 전학 온 카오루가 신지에게 그 동안 못받은 사랑을 대신 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신지에게 애정을 듬뿍 쏟았기에, 신지의 마음이 좀 더 여유롭게 변한 것도 있음ㅇㅇ 겐도에게 인정받으려고하거나, 아니면 모두 나를 싫어해 날 좋아해줘! 이런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는 거. 물론 힘들면 이런 모습이 나오긴 함. (왜냐하면 여리고 섬세하고 깨질듯한 신지가 내 취향이니까)
암튼 애들이 사도를 무찌르느라 좀 어른스러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 나이 또래의 천진난만함과 활기를 갖고있는 상태ㅇㅇ
2. 신지는 평소와 같이 학교에서 놀다가 네르프로 가는데 사도출현함. 사근데 사도가 진짜 개뜬금으로 공중에서 팍 하고 나타난거라 민간인 대피 방송이 늦어지게 됨. 그리고 사도가 앞에 가는 아이를 공격하려는 것을 보고 신지가 빠르게 달려나가고 그 아이 대신 사도의 공격을 받음. 등이 찢어지는 아픔에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 엔트리플러그에 올라탄거마냥 세계가 빠른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느낌.
시간이 지난 후 토할거 같아. 라고 느끼면서 일어난 신지는 자신이 학교 책상위에 엎드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됨.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스카가 신지의 등을 툭 치면서 도시락을 내놓으라고 하고, 카오루가 신지킁 잘잤어?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는 분명 자신이 학교에 겪었을 때 일이 그대로 다시 일어나고 있는거임.
당황한 신지가 사도가 나타나지 않았냐고 지금 며칠이나 지났냐고 우왕자왕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들은 꿈꿨냐고 웃기만 함. 급히 시간을 보자 12시를 조금 지난 분침이 보임. 3교시 역사시간 내내 자더니 그런 꿈을 꾼거냐고 놀리는 아스카를 보면서 아, 진짜 내가 꿈을 꿨구나. 하는 생각에 신지는 멎쩍게 웃어보임.
근데 갈수록 이상함. 분명 자신은 꿈에서 모두 봤던 일인데 주변 사람들이 그걸 재현이라도 하는 듯이 똑같이 행동하는 거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신지는 뒤통수로 다가오는 손을 막음. 분명 카오루군이 맛있게 먹어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었지. 라는 생각을 하며 뒤로 돌아 손의 주인을 쳐다보니 카오루가 당황한듯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고 있었음. 신지킁 어떻게 알았어? 아니 그전에 음... 혹시 내 손이 닿는게 싫다던가 아니, 그... 묘하게 횡설수설하는 카오루를 보며 아니야 카오루킁. 켄스케인줄 알고. 하고 신지도 어색하게 웃음. 그리고 꿈이 아니라 실제 일어났던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음.
왠지 모르지만 자신은 분명 과거로 타임워프했다는 것을 알게 된 신지는 네르프로 갈 준비를 함. 자신이 하교할 때는 4시쯤이었으니 지금 네르프로 가면 사도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함.
그리고 신지의 예상은 들어맞음. 처음에 학교에 있을 시간에 네르프에 온 신지를 보고 야단을 치던 미사토지만 다급해 보이는 신지의 행동과 표정에 반장난 식으로 초호기를 보내는데 진짜 사도가 나타난거임.
다행히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기 전에 초호기로 사도를 처리하고 네르프로 복귀하는데 네르프측이나 칠드런들 모두 표정이 멍함.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 아스카가 바카신지 주제에 어떻게 사도가 나타날거라는 것을 알았냐고 닦달하자 그냥 느낌이 그랬다고 어설프게 둘러댐. 솔직히 자신이 과거로 시간을 되돌렸다는게 말이 되는 건 아니니까.
3. 집으로 돌아온 신지는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되돌렸는지 차차 생각해봄. 그리고 암만 생각해도 죽을 위기에 놓였을 때 시간을 건넜다는 것을 깨닫고 그 다음날 몰래 둔덕에서 강까지 뛰어감. 거센 물보라와 함께 신지의 몸이 강바닥으로 거꾸러지고 신지는 다시 한번 더 시간을 되돌림. 다만 어디서 잘못 되었는지 몰라도 강에 빠지기 직전으로 돌린 덕에 그냥 물에 한번 대차게 빠지고 폭삭 젖음.
그리고 그 다음부터 신지는 시간을 돌리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씀. 나무에 냅다 머리를 박기도 하고 계단에서 굴러도보고 아스카한테 괜히 시비를 걸어보기도 하고. 그 중에 제일 무난하게 시간을 달리기 좋은 방법이 언덕에서 구르는 것을 알게 된 신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언덕을 구르게 됨.
처음에는 시간을 잘못조정해 어정쩡하게 나타났지만, 한달 정도 대차게 구르다보니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시간을 돌릴 수 있게 됨. 자신이 생각 한 시간과 장소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신지는 신나게 이리저리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봄. 유이가 살아있을 때로 돌아가 몰래 엄마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14살의 자신을 보며 넘쳐나는 흑역사에 부끄러워 하기도 하고. 겐도가 유이에게 프러포즈 하는 모습을 보기도 함.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어정쩡하게 무릎을 꿇고 잔뜩 긴장하고 어색한 표정으로 꽃다발과 반지를 동시에 내미는 자신의 아버지를 본 후 신지는 겐도를 볼때마다 키득키득 웃기도 함. 그리고 가끔 겐도가 자신에게 맘에 들지 않는 명령을 내리거나 무시할 때 마다 겐도가 유이한테 프러포즈할 때 인터넷에서 그대로 베낀 듯한 오 나의 태양 이카리 유이여. 라고 했던거 그대로 흉내 냄. 그때마다 당황하는 겐도의 모습 졸잼 꿀잼. 겐도는 혹시 유이가 과거에 어린 신지에게 했던 말을 신지가 기억하는 걸로 알듯. 그리고 신지가 무표정으로 오 나의 태양_ 하는 순간 초호기 접속 끊어버릴듯.
4. 이리저리 시간을 달리던 신지는 차츰 이상한 것을 깨달음. 분명 자신인데 자신이 겪지 않았던 일까지 보이는 거임. 아스카가 죽을 뻔 한 일이라던가 카지가 죽었다던가. 카오루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던가.
심지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서드 임펙트(tv판)까지 일어난 모습을 보고 신지는 멘붕함.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시간을 달리면 달릴수록 전혀 자신이 모르는 일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됨. 그리고 다른 곳으로 시간을 옮겼을 때 저번과는 다른 서드 임펙트(큐 임펙트)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혹시 14살 때 자신이 기억을 잃었었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됨. 그러나 카오루가 살아있는 한 그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었기에 신지는 수많은 과거들을 보면서도 자신이 루프한다는 생각을 못함.
5. 신지가 자신이 루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유이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나서임. 유이 또한 시간을 달릴 수 있는 존재이자 루프를 경험한 자. 겐도가 자신이 죽으면 모든 물건을 없앨거라는 것을 알아서 유이가 일기장을 미리 후유츠키에게 맡겨놓음. 나중에 신지가 네르프로 오면 전해달라고. 그리고 처음에 유이의 일기장을 봤을 때 신지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 그냥 덮어둔 상태. 이제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된 신지는 유이의 일기장을 찬찬히 읽어봄.
유이 또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음. 그리고 그녀는 미래로도 시간을 달릴 수 있는 존재였음. 그녀는 이번 삶에서의 절망적인 미래를 보고 수없이 바꾸려했지만 시간과 공간의 차이만 있을뿐 결국 변하지 않는 미래의 모습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겉에서 엄마의 의무를 다할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전함. 그리고 신지 네가 만나는 수 많은 시간들 중 행복해질수 있는 니가 원하는 삶을 찾으라고 함. 유이 자신은 또 다른 루프에서 사도도 에바도 없는 그곳에서 행복하게 겐도와 유이 자신 그리고 신지가 사는 모습을 봤다고 너 또한 네가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을거라 함.
6. 신지는 자신의 미래를 보지는 못했기에 어떻게 변할지는 모름. 다만 이제까지의 루프들을 보았을 때 분명 카오루는 죽고, 아스카는 다치고, 레이는 레이가 아닌 절망적인 순간이 결국은 올거라는 것을 짐작하게 됨. 그리고 그때가 서드임펙트가 도래하고 카오루가 죽을 거라는 것도. 신지는 어떻게든 그 순간을 늦춰보려고 함. 아스카를 정신오염시킨 사도를 미리 잡는다던가. 레이가 사라지지 않게 미리 방어한다던가. 그 순간 순간은 넘길수 있었음. 하지만 근본적인 미래는 바뀌지 않음. 결국 아스카는 다른 일로 인해 이호기에 탈 수 없게 되고 레이는 겐도에 의해 교체됨.
암만 노력해도 대책을 세워도 변하지 않는 모습에 신지는 절망함. 그리고 유일하게 변함없이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카오루를 붙잡고 엉엉 움.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자신의 셔츠를 꼭 잡고 우는 신지를 보며 카오루는 무슨 일인지 모른채 어리둥절 한 채로 토닥여줌. 아마 신지가 좋아하는 리린들이 다쳐서 이런 거겠지 하고 마냥 짐작할 뿐.
7. 서드임펙트의 시기가 다가오고 신지는 안절부절 하지를 못함. 그리고 몇번이고 과거로 돌아가서 조금씩 조금씩 상황을 바꾸는데 카오루에게 걸림. 카오루는 분명 신지를 집에 바래다 주고 오는 길인데 또 다른 신지가 네르프에서 이것저것 찾아다니고 있으니 이상한 생각에 뒤에서 몰래 따라다니다가 툭 건드려봄. 그리고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는 신지의 입을 막고 네르프를 나옴. 강가에 앉아 자신을 추궁하지도 의심하지도 않고 오늘은 바람이 시원하네 신지킁. 하는 카오루의 모습에 신지는 또 다시 엉엉 움. 그리고 더듬더듬 자신이 시간을 달릴수 있다는 사실을 알림.
처음 알게 된 것은 그때 그 사도가 나타났을 때고 그후로 몇번이고 자신은 시간을 건널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면서 신지는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넘어가는지 증명하겠다고, 지금 당장 뒤돌아 봐 달라고 하겠지. 카오루는 신지의 손을 잡은채로 뒤돌아 있는 상태고 몇분 뒤 강둑을 맹렬하게 굴러감. 그리고 빠지기 직전 아까 그 곳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빌고, 몇분전 자신의 말을 듣고 과거의 자신의 손을 잡은채 고개를 돌린 카오루를 보면서 어색하게 웃음.
카오루는 저번 루프와는 달리 신기한 능력을 갖고 있는 신지를 보고도 그냥 웃어줌. 이렇든 저렇든 신지는 신지일 뿐이니까. 그냥 내 리린 내 작은 리린 이런 능력도 있다니 대단해 신지킁! 이럴듯. 그리고 다시 안절부절 하다가 안돼, 카오루군한테 말한건 역시 잘못한거 같아. 하고 맹렬하게 강둑을 구르려는 신지를 보고 식겁해서 말리겠지. 리린이 몸은 연약해서쉽게 다친다고 안된다고 하면서 엄마모드 나올듯.
아무튼 신지가 시간을 달리고 그로 인해 루프한다는 사실마저 깨닫게 된 것을 보고 카오루는 행복하게 웃음. 자신만 기억하고 몇번이고 초면인것처럼 구는게 사실 외로웠는데 신지가 지금도 저번도 저저번도 기억해준다는것이 너무나도 고맙고 사랑스러움.
둘이 강둑에 앉아서 노을이 질때까지 이런얘기 저런얘기를 하다가 카오루는 슬슬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남. 그리고 미묘하게 안타까움을 띄고 있는 카오루를 보고 신지가 내일이 바로 자신의 손으로 카오루를 죽이게 되는 날인것을 알고 카오루의 옷깃을 잡음. 미래를 바꿀 수 없는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눈물이 나올거 같지만 어떻게든 참아냄. 자신보다 더 슬픈건 어쩌면 카오루 일지도 모른다고 카오루가 울지 않는데 자신이 우는 것은 아니라고 꾹 참아내겠지.
카오루는 눈물을 참아내는 신지를 보며 기특하다는 듯이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고 안녕 신지킁 내일봐. 하고 덤덤하게 늘 그랬던것처럼 인사하고 멀어져감. 신지 또한 아무렇지 않은척 카오루의 반대방향으로 걸어가지만 자신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나옴.
신지가 길을 잃은 어린아이처럼 한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엉엉 울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를 잡고 휙 돌리는 것이 느껴짐. 놀라서 쳐다보자 카오루가 웃고있었음.
"다시 한번 더 널 만나러 갈게."
이 한마디를 하고 카오루가 신지를 안고 있던 손을 풀고 자신이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감. 신지는 펑펑 쏟아지는 눈물때문에 흐릿하게 보이는 카오루의 등을 보면서 외침. 기다릴게 기다릴테니까 카오루킁! 하고 크게 외친 신지는 찾아올 내일에 엉엉 우면서 그리고 미래에 다음에 다시 만날 카오루를 기대하고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감.
8. 나중에 다시 루프 했을 때, 카오루가 이번에는 신지 보고 처음 만나는 것처럼 대하는게 아니라, 너를 만나러 돌아왔어 신지킁. 이렇게 인사함. 그리고 마찬가지로 기억하고 있는 신지가 기다렸어 카오루킁. 하고 웃으며 인사함.
카오루가 신지 이렇게 잡고 마타 아에루요. 라고 말하는 걸 보고싶었는데 썰이 너무 길어졌닼ㅋㅋㅋㅋㅋㅋ